플로리다주 올랜도, 10월14일 (로이터) - 달러가 두 달 만의 최고 주간 성적을 기록했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 금리 인하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하락세 중 일시적인 반등으로 치부할 수 있는 움직임이다. 하지만 달러화 강세론은 의외로 설득력이 있다.
지난주 달러 가치가 1.3% 상승한 것은 일본의 정치적 상황에 따른 엔화 급락의 영향이 컸다. 이를 제외하면 달러의 우울한 전망은 그다지 밝아지지 않는다.
연방준비제도는 금리를 인하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다른 중앙은행들은 완화를 중단했다. 결정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미국 수출을 늘리고, 무역 적자를 줄이고, 미국 제조업 기반을 소생시키기 위해 달러 약세를 경제 전략의 기둥으로 삼았다.
여기에 트럼프의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정책 어젠다에 대응해 전 세계가 미국 자산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탈달러화' 이야기를 더하면 달러 강세 전망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할 수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G10 외환 리서치 책임자 스티븐 잉글랜더와 그의 팀은 달러 하락세가 끝났다고 보는 몇 안 되는 애널리스트들에 속한다. 이들은 유로가 현재 1.16달러에서 올해 안에 1.12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의 주장은 세 가지 상호 연결된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미국의 생산성 성장은 여전히 호조를 유지할 것이고, 미국은 글로벌 인공지능 경쟁에서 선두를 유지할 것이며, 미국의 실질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될 것라는 점이다.
꽤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 생산성, AI 융합
첫째, 생산성.
미국 경제는 역동성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다른 많은 경쟁국보다 생산성 우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었다. 이 우위가 더 확대될 조짐이 있다.
OECD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미국의 생산성 성장률은 1.6%로 OECD 평균인 0.6%를 훨씬 상회하며, 같은 해 유로존의 0.9% 하락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2025년에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된다. 미국의 생산성은 2분기에 연율 3.3% 증가하여 다른 선진국을 앞질렀다. 잉글랜더와 동료들은 이 수치가 3분기에 5.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은 인공지능 덕분에 추세적인 생산성 증가율도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OECD에 따르면 인공지능의 '상당한' 생산성 향상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런 효과가 나타난다면 미국이 불균형적으로 그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들은 그 근거로 현재 AI 경쟁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위치, 강력한 지식 자본,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 유연한 노동 시장 등을 꼽았다.
생산성 향상과 견고한 성장을 견인하는 지속적인 AI 우위의 결합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지만, 훨씬 낮은 금리를 원하는 트럼프의 바람과는 상반되는 것처럼 보인다.
스탠다드차타드 팀은 "인위적으로 낮은 실질 금리는 특히 생산성과 수익성이 높아 경제가 이미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경우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미국이 지속 가능한 낮은 실질 금리, 달러 약세, 강력한 생산성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조정 정책 금리는 세계 기준으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매우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없는 한 곧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쉽게 단정할 수 없다
하지만 무분별한 미국 정책에 대한 전 세계의 우려와 AI와 미국 빅테크가 모든 거품의 근원이라는 익숙한 비판은 어떻게 생각하나? 이러한 우려는 타당하지만 정해진 것은 아니다.
첫째, 자본이 미국 밖으로 유출되려면 매력적인 대안이 필요한데, 투자자들은 그런 대안이 많지 않다.
지난주 일본에서 발생한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더 느슨한 재정 정책과 잠재적으로 더 완화적인 통화 정책으로의 전환은 미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엔화는 유로 대비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달러 대비로는 최근 30년래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다. '가치 하락' 우려가 달러 뿐만 아니라 많은 통화에도 걸쳐 커지고 있다.
그리고 AI 버블 문제도 있다. 가격 급등과 밸류에이션, 시장 집중도를 고려할 때 미국 기술 부문은 거품이 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의 인터넷 붐과 비교하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라이존 SLJ의 스티븐 젠과 조아나 프레이레는 금요일 "닷컴 버블 2.0: 우리는 베이스캠프에 있을 뿐이다"라는 글을 썼다.
금요일에 중국산 수입품에 100%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기로 한 트럼프의 충동적인 결정을 보면 미국의 정책이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증거에 따르면 트럼프는 시장이 항의한다면 자신의 방침을 고수할 것 같지 않다.
따라서 달러 약세론이 글로벌 투자 커뮤니티에서 가장 널리 퍼진 견해 중 하나이긴 하지만,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 칼럼원문 nL5N3VT0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