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6월13일 (로이터) - 달러는 12일(현지시간) 예상보다 부진한 5월 미국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연방준비제도가 조만간 금리 인하를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하락했고, 안전자산인 엔화와 스위스 프랑은 중동 긴장 고조에 따른 수혜를 입었다.
이날 유로는 달러 대비 거의 4년 만의 최고치로 상승했다. 달러는 스위스 프랑 대비 2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고 엔화 대비로는 약 1주일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5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항공료와 같은 서비스 비용 하락으로 인해 예상보다 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달러 약세를 이끌었다.
뉴욕 UBS의 외환 애널리스트 바실리 세레브리아코프는 미국의 성장이 둔화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플레이션 데이터에는 아직 관세 인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세레브리아코프는 "우리는 이미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를 두 차례로 예상했는데, 지난주에는 두 차례보다 적었다"고 밝혔다. 그는 "데이터는 연준이 조금 더 빨리 또는 조금 더 많이 인하할 수 있는 창을 여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부터 두 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베팅이 증가하고 있다. 데이터 발표 전에는 9월 금리 인하에 이어 12월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이 많았다.
지난달 생산자 물가와 소비자 물가가 예상보다 약세를 보이자 노무라는 또 다른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5월 전망치를 기존 0.349%에서 0.169%로 하향 조정했다. 이로써 3개월 연율 환산 근원 PCE 인플레이션은 1.52%로 낮아져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나온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4만8000건으로 높은 수준에서 변동을 보이지 않아 노동 시장 여건이 꾸준히 완화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은 위험한 곳이 될 수 있다"며 미국 인력을 중동 지역에서 철수시키고 있다면서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이후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초점을 맞춰 안전자산으로 몰려들었다.
중동 긴장이 고조되고 미중 무역 협상의 취약성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애널리스트들은 달러가 무역협상 심리의 주요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지정학적 불안은 투자자들이 스위스 프랑과 엔화를 매수하도록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후반 달러는 0.8114 스위스 프랑( CHF=)으로 1% 이상 하락했다. 장중에는 4월22일 이후 최저치인 0.8104까지 떨어졌다.
달러/엔은 0.7% 하락한 143.59엔을 기록했다. 거래 초반에는 1 주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로 EUR=EBS 는 달러 대비 1.1632 달러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장 후반 전일 대비 0.8% 상승한 1.1576 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입안자인 이사벨 슈나벨은 유로 강세는 금리 차이가 아니라 유럽에서의 긍정적인 신뢰도 충격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UBS의 세레브리아코프는 "달러는 안전자산의 특성을 일부 잃었다"며 "유로가 두 번째로 중요한 글로벌 준비 통화이자 두 번째로 중요한 무역 통화이며 달러의 첫 번째 대안이라는 이점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 분야에서 트럼프는 다른 국가들과의 협상 완료 시한인 7월8일을 연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앞으로 몇 주 안에 다른 수십 개 국가에 무역 조건을 명시한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로 인해 7월9일 미국 수입 관세가 인상될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으며, 이는 달러에 부정적이라고 일부 투자자들은 지적했다.
이날 후반 달러지수 =USD 는 0.5% 하락한 97.95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2022년 3월 이후 최저치인 97.786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도 하락했다.
10년물 수익률은 5.3bp 하락한 4.361%, 30년물 수익률은 6.3bp 하락한 4.846%를 각각 기록했다.
2년물 수익률이 3.3bp 하락한 3.912%를 기록한 가운데 2년물과 10년물 수익률 간 스프레드는 44.7bp를 나타냈다.
* 원문기사 nL1N3SF0PInL1N3SF0V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