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트럼프의 ‘무역 쓰나미’가 지정학을 뒤흔들다

런던, 8월8일 (로이터) - 올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해방의 날" 무역전쟁 수사가 한창일 때 베이징을 방문한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은 "깨진 ... 세계 질서"를 묘사했다. 그는 케냐가 "공정하고 포용적이며 지속가능한 ... 세계 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 당시에도 그것은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크게 이용하는 한 개발도상국의 대담한 사례로 보였다. 케냐는 우크라이나 지지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결과, 2024년 아프리카 대륙에서 워싱턴이 지정한 유일한 ‘주요 비(非)나토 동맹국’이 되었다.

이제 케냐는 특히 이란 및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그 지위를 유지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미국 상원의 검토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가 케냐에 10%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케냐 신문들이 중국과 무역 장벽이 없는 무역 협상이 임박했다고 보도하면서 루토는 이제 어느 쪽을 선택할지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암시했다.

루토는 이번 주 나이로비에서 열린 투자 행사에서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며 "우리 친구들 중 일부와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케냐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국과 대만을 포함한 전쟁과 평화 문제, 멕시코와 캐나다로부터의 국경 간 마약 유입을 막기 위한 노력을 포함하여 더 넓은 세계에 대한 접근 방식의 핵심으로 각국의 관세 수용을 보고 있다.

인도 신문에서 '무역 쓰나미'라고 부르는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의 여러 국가는 오랫동안 다양한 강대국 사이에서 어색한 길을 걸어온 국가들에게 극적인 충격으로 다가왔다.

케냐의 경우처럼 이미 진행 중이던 변화를 가속화했을 뿐인 경우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경제 규모가 5번째로 큰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처럼 수십 년 동안 점진적으로 쌓아온 미국 행정부와의 관계 개선이 뒤집힐 위험이 있는 국가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 모든 국가에 대한 최신 관세를 발표하고, 우크라이나에서 조만간 휴전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러시아의 무역 파트너, 특히 인도와 중국에 추가 무역 비용을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이러한 역학 관계는 이번 달에 특히 최고조에 달했다.

케냐 상품에 부과되는 10%의 미국 수입세는 사실 낮은 세율 중 하나이며, 브라질과 인도는 최대 10배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고, 수십 개의 다른 국가는 그 중간 수준과 특정 정치적 목표와 명시적으로 연결된 여러 가지 수준에 직면할 수 있다.

◆ 무역을 넘어선 외교

이번 달에는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가 모스크바를 방문한 데 이어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가 중국 측과 만나 잠재적인 무역 협상을 넘어 훨씬 더 광범위한 미중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여파는 대만에서 여전히 소화되고 있으며, 미국은 연말 트럼프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을 앞두고 중국과의 관계를 진정시키기 위해 대만 지도자들을 달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러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웰링턴 구 대만 국방부 장관의 워싱턴 방문 계획을 취소하고, 현재 취소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중앙아메리카 방문을 위해 뉴욕에 착륙하고 급유하는 것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은 변덕스러운 미국의 지원 변화에 익숙하며, 무역뿐만 아니라 더 광범위한 여러 사안에서 워싱턴이 베이징에 보내는 구애에 밀려 2순위로 취급되는 일에도 익숙하다. 그러나 다른 여러 국가들은 트럼프의 표적이 되는 방식에 진정으로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 진정한 분노?

인도 외무부는 인도의 석유 구매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전쟁 기계에 연료를 공급하고 있다"는 트럼프의 발언을 "정당하지 않고 불합리하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이번 구매를 "국익과 경제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하며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와의 교역을 계속하는 것에 대해 비판했다.

일부 인도 신문은 미국의 입장을 위선이라고 묘사하면서 훨씬 더 직설적이었다.

현실은 조금 더 복잡하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자산을 압류하거나 러시아 무역 자체를 차단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우크라이나가 반복적으로 지적한 사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에 걸쳐 무력 충돌을 종식하고 유혈 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호하는 전술 중 하나로 무역 관세를 언급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분쟁 종식과 중앙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수년간의 불안과 관련하여, 그는 비판론자들이 미국에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광물 거래를 해당 국가보다 먼저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과 다른 강대국에 대한 장기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국가의 경우 이러한 발전의 2차적 영향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대통령의 개인적인 야망에 휩싸일 경우 문제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도 내에서는 최근 인도와의 충돌 동안 미국이 중국의 명백한 동맹국으로 여겨지는 파키스탄 편에 훨씬 더 선 것처럼 보였다는 점에 대해 여전히 광범위한 불만이 남아 있다. 당시 이슬라마바드 정부는 사태 확전을 막기 위해 미국의 지원을 요청했었다.

곧이어 파키스탄이 트럼프를 노벨 평화상 후보로 지명한 것은 워싱턴에서 우호적인 반응을 얻었을 수 있으며, 비슷한 제안을 하는 다른 국가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파괴적인 전쟁을 주재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후보로 지명되었다는 사실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는 서방, 특히 미국의 이중 기준에 대한 이야기를 줄이는 데는 거의 도움이 되지 못했다.

다른 역학 관계는 이미 비교적 안정적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 브라질 정부하에서 브라질과의 관계를 회복할 가능성이 낮다. 이는 가택연금 상태에 있는 전 우파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에 대한 처우에 대한 분노 때문이며, 이 조치는 미국의 제재를 촉발했다.

한편, 트럼프와 걸프 아랍 국가들과의 관계는 공통의 사업적 이해관계를 고려할 때 현재로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자지구의 향후 발전 방향을 둘러싼 이스라엘과의 관계 등 다른 역학 관계는 여전히 예측하기 어렵다.

세상이 얼마나 빠르게 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모스크바와 베이징의 지원을 받긴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지도자 중 한 명인 미얀마 군부 실권자는 자국산 제품에 40% 관세를 부과한다는 트럼프의 서한에 대해 “진심 어린 감사”를 표하는 아첨조의 답장을 보냈다. 이는 희토류 광물과 관련해 워싱턴과 잠재적 협상을 벌이기 위한 전조로 보인다.

◆ 중국과 러시아의 선택

적어도 지금까지 관세와 관련된 혼란의 대부분은 모스크바와 베이징 모두에게 이익이 되었으며, 무역 거래와 때로는 선전을 통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분열과 좌절감을 조성했다.

하지만 올해 남은 기간 동안에도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매우 다른 문제이다. 특히 미국이 가장 중요한 협상의 초점인 무역과 지정학의 균형을 맞추는 데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크렘린이 진정으로 우크라이나에서 휴전으로 나아갈 의지가 없다면(현재로서는 그렇게 믿는 사람이 거의 없다), 미국의 제재가 러시아 자체는 물론 인도와 중국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단기적으로는 트럼프의 관세 공세가 이들 국가를 서로 더 가깝게 만들어 러시아와 중국이 오랫동안 희망해 온 신흥 경제국 브릭스 그룹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의심할 여지 없이 중국은 크렘린이 우크라이나에서 크게 패배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중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통치가 붕괴되어 최악의 경우 시 주석도 비슷한 운명에 처할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키는 결과를 두려워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것이 미국 및 그 밖의 국가들과의 무역 및 기타 문제와 더 많이 연계될수록 그 계산은 더 복잡해진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이 어떤 협상을 타결할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다른 전략적 우선순위, 특히 대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무기 판매를 포함해 대만 정부에 대한 지원을 철회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동시에 모스크바와 베이징 모두 전 세계 미군 배치에 대한 방향을 확인하기 위해 가을에 발표될 예정인 미국 국방부의 전략 태세 검토 보고서를 주시할 것이다. 양측 모두 워싱턴이 자국 국경 인근의 병력을 철수하기를 기대하겠지만, 그 보고서가 발표될 시점에 양국과의 관계가 험악할수록 그 가능성은 낮아질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다른 국가로 이어지는 2차, 3차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에게도 충분히 불안한 상황이며, 유럽연합, 영국, 일본, 한국 및 기타 주요 파트너들은 올 여름 전략적 체스판이 다시 움직이기 전에 트럼프와 자체 거래를 체결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연말이 되면 더 명확해질 수 있다.

트럼프가 시 주석과 만나 지속적인 대화를 시작하거나 중국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이며, 마찬가지로 모스크바와의 관계도 현저히 적대적이거나 반대로 상당히 우호적이 될 수 있다.

그러면 적어도 전 세계가 함께 일할 수 있는 더 견고한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 그 동안 중간에 끼인 국가들은 선택의 여지를 열어두거나 어느 한 쪽 또는 다른 쪽에 일찍 뛰어드는 미덕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 칼럼원문 nL1N3TZ0E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