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6월30일 (로이터) - 월요일 저녁부터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리는 세계 주요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는 백만 달러짜리 질문이 걸려 있다. 미국 통화 중심의 통화 시스템이 해체되기 시작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로존, 영국, 일본 중앙은행 총재들은 유럽중앙은행(ECB) 연례 행사에서 글로벌 무역 긴장과 중동 전쟁이 인플레이션과 성장 전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견해를 밝힐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에서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주의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경제 정책이 80년 동안 세계 금융을 지배해 온 시스템을 종식시킬 수 있을까 라는 훨씬 더 깊은 문제가 논의에 스며들 가능성이 크다.
리스본 인근의 그림 같은 언덕 마을에서 열리는 포럼에 참석하는 이사벨 마테오스 이 라고 BNP파리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들도 우리가 어떤 세상으로 향하고 있는지 파악하려고 애쓰고 있다"며 "그들은 아마도 우리가 조만간 답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따라서 문제는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통화 정책을 운영할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일본과 영국 중앙은행 총재가 1일 오후 ECB의 중앙은행 포럼에서 패널 토론을 할 때 실마리를 얻기를 바랄 것이다.
그중에서도 파월 의장은 아마도 가장 곤란한 입장에 처하게 될 것이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금리 인하 압박을 받아왔지만 지금까지 이를 거부해 왔다.
백악관으로부터 연준의 독립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면 무역, 저축, 투자를 위한 세계 통화로서 달러의 지위가 약화될 수 있다.
최근 미국 대법원 판결로 입지가 강화된 만큼 파월 의장은 자신의 소신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는 점점 더 분열되고 있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5월 임기가 만료되기 훨씬 전에 파월의 후임자를 지명하여 파월의 메시지를 약화시킬 수도 있다.
인베스텍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시장이 트럼프의 의사를 수용하는 데 더 개방적일 것이라고 인식하는 후임자는 정책 수립에서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로 인해 최근 달러는 유로 대비 거의 4년 만의 최저치인 1.17달러까지 하락했다.
◆ 유로의 순간?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유로존 중앙은행 수장으로서 유로를 안정의 보루로 홍보하는 비교적 새로운 위치에 서게 될 것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임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유로 붕괴에 대한 추측에 직면했었지만, 라가르드 총재는 달러의 약세를 이용해 '유로의 순간'을 홍보하고 있다.
10년 전 유로에 대한 비관론이 지나쳤다는 것이 증명된 지금, 이코노미스트들은 물론 라가르드 자신도 글로벌 통화 차트에서 1위와 큰 격차가 나는 2위인 유로의 지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유럽연합이 할 일이 많다고 단언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여전히 통합체라기보다는 국가들의 연합에 가깝지만, 달러의 지위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금융, 경제, 군사적 통합이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OMFIF가 조사한 75개 중앙은행 중 16%(net 기준)는 향후 12~24개월 동안 유로 보유를 늘릴 계획이라고 답해 수요가 가장 많은 통화이지만 여전히 금보다 인기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BNP 파리바의 마테오스 이 라고는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낙관적이지만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 일본, 영국의 중앙은행 총재들은 나름대로 까다로운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미국 관세의 예상되는 영향 때문에 내부의 일부 불만과 고착화된 식품 가격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에 대해 점점 더 신중해지고 있다.
값싼 중국산 제품의 범람을 우려하던 한국은행도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현재의 완화 기조를 끝내야 할 수도 있다.
이달 초 9명의 정책위원 중 3명이 금리 인하에 투표한 영란은행도 노동 시장 둔화 조짐이 빠른 임금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 원문기사 nL1N3SU0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