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5월20일 (로이터) - 무역 관련 불확실성, 급증하는 재정 부채, 미국의 예외주의 지속에 대한 신뢰 약화 등이 미국 자산에 부담을 주었고 달러는 그 희생양 중 하나가 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달러가 높은 밸류에이션에서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달러의 가치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공세로 인해 투자자들은 오랜 기간 초과수익을 거둔 미국 자산에 대한 노출을 줄였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의 휴전으로 투자자들이 안도하면서 달러는 다소 안정세를 보였지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춘 후 다시 매도 압력을 받고 있다.
콘베라의 수석 외환 및 거시 전략가인 조지 베시는 "순전히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볼 때 추가 하락 여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셀 아메리카' 거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달러지수 .DXY 는 1월 고점 대비 최대 10.6% 하락하여 3개월 기준 가장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으며, CFTC 데이터에 따르면 투기세력들의 달러 순숏포지션은 173억2000만 달러에 달해 2023년 7월 이후 가장 비관적 수준에 근접했다.
달러 약세의 일부는 1월 달러지수가 20년 평균치인 90.1보다 최대 22%나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는 등 상대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달러지수는 20년 평균 수준보다 10% 정도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10%만 더 하락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중 최저치까지 떨어질 수 있는 등 훨씬 더 약화될 여지가 있다.
◆ 장기적인 우려
투자자와 전략가들은 수년 동안 달러가 고평가되었다고 생각했지만,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서 달러에 반하는 베팅은 번번이 고통스러운 결과를 가져왔다. 이제 곧 바뀔 수 있다.
뉴욕 스탠다드차타드의 글로벌 G10 외환 리서치 책임자 스티브 잉글랜더는 최근 무역 합의가 시장을 다소 진정시킬 수는 있지만 미국이 직면한 장기적인 신뢰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잉글랜더는 "달러 약세 스토리는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또한 미국의 장기적인 재정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트럼프의 대대적인 감세안이 향후 10년간 미국의 부채 36조2000억 달러에 3조 달러에서 5조 달러를 추가할 것이라고 말한다.
도이치은행의 글로벌 외환 리서치 책임자인 조지 사라벨로스는 "미국 자산에 대한 매수 욕구 감소와 매우 높은 적자에 묶여 있는 미국 재정 과정의 경직성이 결합되어 시장을 매우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강달러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혀왔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기축 통화로서 미국 달러의 강세와 힘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왔다"고 말했다.
◆ 외국인 보유분
최근의 외국인 매도에도 불구하고 수년간의 미국 자산 가치 상승으로 인해 전 세계는 여전히 수조 달러의 미국 주식과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달러가 피난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최근의 매도 압력이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BNP파리바 자산운용의 외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피터 바살로는 "달러가 더 이상 안전통화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다각화되지 않는다면, 달러를 정말 이렇게 많이 보유해야 하는가?"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그러나 런던 로베코의 다중 자산 전략 책임자인 콜린 그레이엄은 사람들이 위험을 줄이려는 포트폴리오에서 리밸런싱이 있었지만 "아직 달러, 자산, 주식, 미국 국채를 팔아 본국으로 송환하는 상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 헤지되지 않은 위험
지난 10년간 달러 강세 덕분에 시장 참여자들은 환리스크에 대한 큰 걱정 없이 미국 자산을 보유할 수 있었다.
도이치은행을 비롯한 은행들의 추정에 따르면 외국인의 미국 자산 보유액이 수조 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헤지 비율(외환 익스포저 중 보호되는 부분)이 소폭만 상승하더라도 상당한 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
투자자들의 헤지 증가는 달러에 대한 직접적인 수요가 줄어들고 선물 시장에서 달러 매도 압력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한국,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경제는 수십 년 동안 대규모 무역 흑자를 미국 자산에 투자하는 추세로 인해 막대한 달러 익스포저를 축적해 왔다.
5월 초 이틀간 대만 달러가 전례 없이 급등한 것은 투자자들에게 미국 달러가 어떻게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유라이존 SLJ 캐피탈의 스티븐 젠과 조아나 프레이레는 5월 초에 발표한 메모에서 아시아 수출업체와 기관 투자자들이 약 2조5000억 달러의 달러를 비축하고 있어 "아시아 통화 대비 달러에 급격한 하방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달러 약세론에 대한 한 가지 반론은 미국 경제의 회복력이다.
경제 성장률이 서프라이즈를 기록한다면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더 오래 동결하고 달러를 지지할 수 있다.
브랜디와인 글로벌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잭 맥킨타이어는 미국 소비자들이 약세 베팅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탄력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와 다른 사람들은 달러 반등에 베팅하기보다는 달러 랠리를 이용해 매도하려는 경향이 더 컸다.
맥킨타이어는 "지금은 달러가 강세를 보일 때 매도 기회를 찾는 쪽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 원문기사 nL1N3RG1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