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욕, 8월4일 (로이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시장에 충격을 준 미국의 부진한 고용지표 발표 직후 노동부 고위 관리를 해고했다. 그러면서 증거도 없이 수치를 조작했다고 그를 비난하고, 연방정부가 발표하는 경제 데이터에 관한 질적 우려가 이미 크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후에는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가 갑작스럽게 사임을 발표하면서 트럼프는 연준에게 자신을 각인시킬 기회를 예상보다 훨씬 빨리 얻게됐다.
이 두 가지 소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관세 발표와 고용지표 부진으로 이미 흔들리고 있는 주식 시장을 더욱 뒤흔들었다. 벤치마크 S&P500 지수( .SPX )는 1.6% 하락하며 두 달여 만에 최대 일일 하락폭을 기록했다.
트럼프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한 에리카 맥켄타퍼가 일자리 수치를 조작했다고 비난했다. 소비자 및 생산자물가 데이터뿐만 아니라 고용보고서를 작성하는 통계 기관인 노동 통계국이 데이터 조작을 했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뒷받침 할 증거는 없다.
노동통계국은 7월에 7만3,000개의 일자리만 창출했다고 발표했고, 이에 더해 더 놀라운 것은 5월과 6월 수치가 이전에 보고된 것보다 25만8,000개의 일자리가 더 적게 창출됐다는 것이었다.
트럼프는 트루스 소셜에서 "우리는 정확한 일자리 숫자가 필요하다. 나는 우리 팀에 이 바이든 정치 지명자를 즉시 해고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훨씬 더 유능하고 자격을 갖춘 사람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밝혔다.
▲ 데이터에 관한 우려
익명을 요구한 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모든 경제 데이터가 잡음이 있지만, 백악관은 최근 데이터의 수정 폭이 너무 크고 설문조사 응답이 낮은 문제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문제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시작됐고, 그 이후 몇 년 동안 해결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수년 동안 곪아 터진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면서 "시장과 기업, 정부는 정확한 데이터가 필요한데, 우리는 이를 얻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노동 통계국은 이미 자원 제약을 이유로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보고서의 표본 수집을 줄였다. 정부는 고용 보고서를 위해 약 63만1,000개의 개별 사업장을 대표하는 약 12만1,000개의 사업체와 정부 기관을 조사한다.
노동 통계국 데이터에 따르면 응답률은 2020년 10월 80.3%에서 7월 약 67.1%로 감소했다.
지난달 로이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고 정책 전문가 100명 중 89명이 미국 경제지표 질에 대해 우려를 표했으며, 대부분이 당국이 이 문제를 충분히 시급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고용시장 데이터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노동 통계국 인력 감축으로 인해 전 세계 투자자와 정책 입안자들이 주시하는 미국 인플레이션의 가장 중요한 척도 중 하나인 소비자물가지수 데이터 수집 범위가 축소됐다.
트럼프의 이러한 조치는 정치가 데이터 수집과 발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루즈벨트 연구소의 루즈벨트 포워드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마도위츠는 "경제 통계를 정치화하는 것은 자기 패배적인 행위"라면서 "신뢰성은 회복하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쉬우며, 미국 경제 데이터 신뢰성은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를 구축한 토대다. 경제 상황에 대해 대중의 눈을 가리는 것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결코 좋은 결말을 맺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 연준의 예상보다 빠른 변화
연준을 떠나기로 한 쿠글러의 깜짝 결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보다 빨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후임자를 연준 이사회에 임명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트럼프는 파월 의장이 트럼프가 요구한 대로 금리를 인하하지 않은 정책 결정 기관을 감독했다는 이유로 파월 의장을 해임하겠다고 여러 차례 위협해왔다. 파월 임기는 내년 5월에 만료되지만, 그가 원할 경우 2028년 1월 31일까지 연준 이사회에 남을 수 있다.
이제 트럼프는 2026년 1월31일에 만료되는 쿠글러의 임기를 마무리할 연준 이사를 지명할 수 있게 됐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 자리를 채울 잠재적 차기 의장을 지명할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는 트럼프 경제 고문인 케빈 해셋,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이번 회의에서 금리 동결 결정에 반대하며 지금이라도 금리 인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 트럼프 지명자인 크리스 월러 연준 이사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는 주말을 보내기 위해 백악관을 떠나 뉴저지 주 베드민스터 별장에서 지내면서 빈자리가 생겨서 기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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