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긴장 지속, 브렌트유 6주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95달러 상회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22일 국제 유가가 급등하며 WTI는 88.17달러, 브렌트유는 95달러를 돌파했다. 미국은 이란의 핵시설 건설 재개 시 타격 가능성을 경고했고, 이란은 이에 따른 군사적 대응을 시사하며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시장이 중동의 공급 리스크를 가격에 재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인플레이션 및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한다. 양측의 비공식 소통 채널은 존재하나 실질적인 관계 개선은 불투명한 상황으로, 향후 국제 유가는 중동 정세의 전개 과정에 따라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

미국과 이란의 강경 노선, 충돌 위험 지속적 고조
필리핀에서 열린 아세안(ASEAN) 외교장관회의에서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이 여전히 외교적 경로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음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이란이 해협 안보에 관한 기존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테헤란 당국이 의미 있는 협상에 임할 의사가 없다면 미국과 동맹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발언으로 대중의 관심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핵 문제로 다시 한번 이동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 핵시설의 최근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이 관련 핵시설 건설을 재개할 경우 미국은 타격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소위 "쿠헤 콜랑 가즈(Kuh-e Kolang Gaz)" 지하 핵시설뿐만 아니라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기여할 수 있는 모든 표적을 겨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란은 신속하게 반응했다. 이란 군부의 카탐 알 안비야(Khatam al-Anbiya) 중앙본부는 이란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어떠한 공격도 지역 갈등을 더욱 고조시키는 행위로 간주될 것이며, 더 큰 규모의 군사적 대응을 촉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측의 언사가 계속해서 격화되면서 중동 정세의 추가 악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지속적으로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쿠헤 콜랑 가즈" 시설은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약 2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나탄즈(Natanz) 우라늄 농축 시설과는 불과 약 2km 거리에 있다. 나탄즈 시설은 과거 여러 차례의 지역 갈등 과정에서 두 차례 공격을 받았으며, "쿠헤 콜랑 가즈" 시설 건설은 나탄즈 시설이 피해를 입은 이후 시작되었다.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해당 프로젝트의 건설은 2020년에 시작되었다. 이란은 자연 산악 장벽을 활용해 첨단 원심분리기의 생산 및 배치를 위한 더 안전한 핵시설을 구축하고자 한다.
미국 싱크탱크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분석에 따르면, 해당 시설은 지하 100m보다 깊은 곳에 묻혀 있으며 여러 개의 출입구를 갖추고 있고 다층 구조를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 시설의 방호 능력은 일반 지하 시설보다 훨씬 뛰어나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시설을 공개적으로 지목하면서, 이란 핵 문제가 지역 긴장 고조의 새로운 발화점이 될 수 있다는 외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평화 협상 교착, 시장 인플레이션 위험 재반영
분석가들은 미·이란 협상의 실질적인 진전이 장기간 부재한 상황에서, 시장의 거래 논리가 공급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로 다시 회귀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도이치뱅크의 짐 리드 분석가는 브렌트유가 한 달여 만에 배럴당 90달러 선을 회복하고 일시적으로 92달러를 돌파한 것은 시장이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을 재평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군의 지속적인 군사 작전 확대 역시 단기적으로 유가가 하락 조정될 모멘텀을 거의 남겨두지 않았으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반등과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도 고조되었다.
다만 이란은 여전히 긴장 완화와 관련해 제한적인 신호만을 보내고 있다. 이란 내무부 대변인은 양측이 공식 협상을 개시하지는 않았으나 비공식 채널을 통한 소통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외교적 창구가 완전히 닫히지는 않았지만 단기적으로 미·이란 관계가 실질적인 개선을 보이기는 여전히 어려우며, 국제 유가도 중동 정세의 추이에 계속 좌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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